영화/리뷰

덩케르크, 조종사는 왜 탈출하지 않았을까?

릴리카츄 2022. 1. 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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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덩케르크를 두번 보니 처음에 봤던 의아한 부분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왜 감독은 마지막 결말에 비행기 조종사의 시점을 저렇게 해놨을까?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해볼려고 합니다.

덩케르크의 결말 부분이고,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는 각 시점 땅 하늘 바다가 하나로 연결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저는 보면서 비행기가 폭격기를 격추 시키고 해변가에서 사람들의 환호성을 내며 그 위를 지나가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종사는 조종석을 열고 곧 탈출의 준비를 보입니다.

그러나 탈출을 못하는 것에 대한 어떠한 암시도 없이 곧 문을 닫아버립니다.

그러면서 아무말 없이 날라가는 비행기의 모습을 한참 동안 보여줍니다.

 

이때 저는 갑자기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 이런 장면을 넣었을까?

여러분들은 이 장면을 보고 어떤 느낌을 가지셨나요.

저랑 같이 본 형은 낙하산을 펼치면 사기가 저하 되기 때문이라고 말하더군요.

 

제 생각에는 이미 영화에서 답이 나왔습니다.

독일군은 전차나 보병을 이용하지 않고 폭격기로 공격 하는 방법이 최고라고 말합니다.

 

공군의 도움이 절실 할 때가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비행기 조종사가 묵묵히 덩케르크 해변 위를 날라가서, 독일군이 있는 위치까지 날라가고 해변 넘어서는 독일군이 넘어오는 장면에서 조종사의 모습은 마지막으로 끝납니다.

 

구조 된 군인들은 패잔병입니다.

그들은 집에 가고 싶어하는 생존 욕구에 대한 모습이 작품 내내 보여줍니다.

그러나, 패잔병으로써 패배에 대한 부담은 마지막 구간에서 보여주죠.

 

 

덩케르크를 보면서 갑작스럽게 패배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군인들의 모습을 못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오히려, 주눅 든 병사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며 시원한 맥주를 건내주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성공한 철수 작전에 희열을 느꼈을 것 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이 여기에 있습니다.

감독은 영화 내내 생존에 대한 본능만 보여주었습니다.

패잔병이 느낄 수모와 자괴감은 안 넣었죠.

 

때문에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그들이 패배한 군인이라는 것을 못 느낍니다.

전쟁에 대한 정보라곤 후퇴 오직 철수 뿐.

승리,패배 아무런 것도 없이 전장이 돌아가는 상황 따윈 모릅니다.

우린 감독이 원한 대로 철수 작전에 대한 것만 머리에 남아있고

오직 생존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됩니다.

 

마지막 결말에 가서야 잊고 있던 것들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들은 패잔병입니다.

철수한 공군 병사에게 누군가, 공군은 뭐 했냐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기차를 타면서 도저히 못 읽겠다면서 신문을 대신 읽어달라고 합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들은 패잔병이기 때문입니다.

 

비행기 조종사는 탈출을 할려듯 조종석을 열고 탈출을 못 하는 아무런 묘사도 없이 조종석을 닫습니다.

 

그는 잠깐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아마 생존 한 군인들이 안도감과 그 뒤에 닥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조종사를 통해 모든 패잔병의 느낌을 대변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이 생각을 하고 나서 덩케르크의 결말이 더 와 닿더라고요.

 

임무를 완수하고 탈출을 하지 않고 조용히 해변가 위를 날라가는 그 시간.

 

조종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는 덩케르크가 단순히 해변가에서 탈출하기로 기억해서는 안된다.

 

놀란 감독은 짧고 간단하게 1~2분 정도 되는 장면으로, 군인들의 심정을 표현했다.

 

철수를 통해 이성을 없애버리는 생존 본능이 없어진다.

덮어씌워진 본능 밑에 깔린 이성이 돌아오며, 자신들은 결국 도망치기 바쁜 패배한 군인이라는 걸 다시 떠올리게 된다.

안도감 뒤에 불안과 걱정 그리고 격려와 환희

 

당신이 마지막 장면 비행기에 대해 아무런 생각 없이 영화를 봤더라면, 너무 '뻔한' 결말 일 것이다.

이것은 전쟁 영화다.

우리는 그 동안 감성팔이 영화를 보며 당연히 군인들이 격려 받으며 철수 할 것이라고 생각 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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